며칠 전 유튜브에서 충격적인 영상을 봤다. 한 유튜버가 유명 연예인의 사생활을 조작해 ‘내부고발’ 형식으로 업로드한 건데, 조회수가 200만을 넘기며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나도 잠깐 속아서 주변에 공유할 뻔했다. 결국 가짜뉴스로 판명났지만, 그 유튜버는 ‘허위사실 유포’로 고작 벌금 300만 원을 받았다고 한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게 과연 합당한 처벌일까?’
사실 우리 사회에서 가짜뉴스는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정치, 경제, 연예계를 가리지 않고 매일같이 새로운 조작 정보가 쏟아진다. 특히 최근에는 생성형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음성·영상까지 조작된 ‘딥페이크(deepfake)’ 가짜뉴스가 급증하고 있다. 문제는 이에 대한 법적 대응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유포죄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실제 양형을 보면 대부분 벌금형이나 집행유예에 그친다.
작년에 나온 한 연합뉴스 보도를 보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가짜뉴스 관련 기소 사건 중 벌금형이 무려 73%를 차지했다고 한다. 징역형은 12%였지만, 그중 실형 선고는 3%에 불과했다. 즉, 10건 중 7건은 벌금 내고 끝나는 셈이다. 이러한 통계는 단순히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벌금 300만 원이 과연 범죄자에게 억지력으로 작용할까? 유튜브 광고 수익만 해도 건당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달하는 경우가 많다. 처벌이 이익보다 적다면, 가짜뉴스는 사실상 ‘수익성 높은 범죄’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이런 솜방망이 처벌이 왜 문제일까? 첫째, 범죄의 수익성 때문이다. 유튜브나 SNS에서 허위 콘텐츠로 광고 수익을 올리는 경우, 벌금이 오히려 이익보다 적은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한 유튜버가 허위 영상으로 1000만 원의 광고 수익을 올리고 벌금 300만 원을 냈다면, 여전히 700만 원의 순이익을 남긴 셈이다. 이런 구조에서는 처벌이 오히려 ‘비용’으로 전락할 수 있다. 둘째, 피해 회복이 어렵다. 한 번 퍼진 가짜뉴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도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남긴다. 특히 피해자의 명예 훼손, 정신적 고통, 사회적 매장 현상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렵다. 피해자는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법원은 대부분 ‘합의’를 권고하며 사건을 종결짓는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해외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가 하는 것이다. 독일은 2018년 ‘네트워크 집행법(NetzDG)’을 시행해, 플랫폼이 가짜뉴스를 24시간 내에 삭제하지 않으면 최대 5000만 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한다. 싱가포르는 ‘가짜뉴스 및 온라인 허위조작 방지법(POFMA)’으로 허위 정보 유포자에게 최대 10년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법 체계가 정비되지 않았다. 특히 딥페이크의 경우, 현행법상 ‘허위사실 유포’로 처벌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생성형 AI로 만든 가짜 영상은 ‘사실’과 ‘의견’의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딥페이크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론 처벌 강화만이 능사는 아니다. 과잉 규제는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위험이 있다. 실제로 독일의 NetzDG는 ‘과잉 삭제’ 논란으로 비판받기도 했다. 중요한 건 피해 규모와 고의성에 따라 차등화된 양형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단순 오보는 경고나 시정권고로 끝내되, 악의적·반복적 유포자나 조작된 미디어를 활용한 경우는 중형에 처하는 식이다. 또한, 양형 기준에 ‘조회수’나 ‘공유 횟수’ 같은 확산 지표를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가짜뉴스의 피해는 확산 속도와 범위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내가 자영업을 하면서 느끼는 점은, 소상공인도 가짜뉴스로 큰 피해를 본다는 사실이다. 작년에 동네에서 한 맛집이 ‘위생 불량’이라는 허위 리뷰가 퍼져서 결국 문을 닫은 사례를 목격했다. 알고 보니 경쟁 업주가 알바를 고용해 악플을 단 거였다. 그 업주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고소됐지만, 벌금 200만 원에 합의해 끝났다. 피해자는 매출 손실은 물론이고 정신적 충격까지 겪었는데, 너무 억울하다고 하더라. 이 사례는 가짜뉴스가 단순한 ‘허위 정보’를 넘어, 생계를 위협할 수 있는 무기로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양형 기준에 ‘피해 규모’와 ‘확산 범위’를 반영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예를 들어, 조회수 100만 이상이거나 피해 금액이 1억 원 이상이면 가중 처벌하는 식이다. 또한, 생성형 AI로 만든 딥페이크 콘텐츠는 별도의 법률로 규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국회에는 ‘가짜뉴스 피해 방지법’이 발의됐지만, 여야 이견으로 계류 중이라는 소식이다. 이 법안에는 ‘허위 정보 유포 시 피해액의 3배 배상’ 조항이 포함되어 있지만, 플랫폼 책임 조항이 빠져 있어 실효성 논란이 있다.
한편, 플랫폼의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은 가짜뉴스를 유통시키면서도 수익을 얻는다. 현재 자율 규제에 맡겨져 있지만, 사실상 ‘신고-삭제’ 수동적인 대응에 그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처럼, 플랫폼이 허위 정보를 사전에 필터링하거나 유포를 차단할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이 논의될 필요가 있다. 실제로 DSA는 ‘체계적 위험 평가’를 의무화해, 플랫폼이 가짜뉴스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한다. 우리나라도 이와 유사한 법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물론 나도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있다. 가짜뉴스를 접했을 때 바로 공유하지 않고, 출처를 확인하고, 공식 기관이나 신뢰할 수 있는 뉴스 매체의 정보를 다시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또한, 주변 사람들에게도 ‘확인되지 않은 정보는 퍼뜨리지 말자’고 이야기하고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싶다. 학교에서부터 가짜뉴스 판별법을 가르치고, 시민들이 비판적으로 정보를 소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쌓일 때, 가짜뉴스의 확산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가짜뉴스 문제는 기술 발전, 법 체계, 시민 의식이 함께 맞물려 해결해야 할 숙제다. 솜방망이 처벌만으로는 근절이 어렵다. 피해자의 고통이 제대로 반영되고, 반복 범죄자에게는 강력한 제재가 가해질 때, 비로소 ‘진짜 뉴스’가 설 자리가 생길 것이다. 나는 앞으로도 이 주제를 계속 지켜볼 생각이다. 다음에 또 흥미로운 판례나 법 개정 소식이 있으면 블로그에 정리해보겠다.